- 최은철, 윤석민(2022). 담론네트워크 분석을 통해 살펴본 언론보도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 정책 논쟁. <한국언론학보>, 66권 2호, 5-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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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문 요지>
언론보도에 대한 징벌배상은 법리적 논쟁의 범위를 넘어서서 점차 주요 미디어 정책 의제로 자리 잡았다. 그 과정에서 국회의원, 행정기관, 언론사, 언론단체, 시민단체 등 주요 정책 행위자는 공적인 정책 논쟁의 장에서 찬반 의견을 다투고 정책 신념을 표출하였다. 정책 갈등이 격화된 이유는 언론 피해 구제, 표현의 자유 수호 등과 같이 행위자들이 지닌 핵심적인 정책 가치가 충돌하였기 때문이다. 이 연구는 2020년대 초 언론보도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를 둘러싸고 빚어진 미디어 정책 논쟁의 구조를 분석하였다. 정책 논쟁 지형의 구조와 시간에 따른 변화를 파악하고자 담론네트워크 분석(discourse network analysis)을 활용하였다. 우선 언론보도 징벌배상 정책 관련 발언을 수집하고 범주 체계를 구성한 뒤 내용분석을 수행하여 행위자와 신념을 연결한 2-모드 네트워크(two-mode network) 데이터를 형성하였다. 다음으로 정책 논쟁을 세 개 시기로 구분한 뒤, 시기별 담론네트워크에 네트워크 분석 기법을 적용하여 옹호연합, 중심 행위자와 신념, 네트워크 효과를 알아보았다. 연구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담론네트워크의 양극화 현상이 두드러졌다. 옹호연합(advocacy coalition)의 규모와 구성은 변화하였지만, 찬성과 반대 연합 양측으로 나뉘어 갈등하는 양상은 매 시기 유지되었다. 의견이 어느 한쪽으로 수렴되기보다는 복수의 연합 간 충돌이 일어나는 비평형 상태가 이어진 것이다. 둘째, 정책 행위자들은 정책 신념을 달리 표출하며 합종연횡하였다. 여당 소속 국회의원이나 행정기관은 징벌배상 정책을 추진하였으며, 야당소속 국회의원, 미디어 업계 및 전문가들은 정책에 반대하는 경향을 보였다. 셋째, 국지적 의견수렴이 이루어졌다. 다른 의견을 지닌 정책 행위자들이 참여하는 토론회·세미나가 개최되는 등 정책 학습의 기회가 이어진 결과 반대 의견을 밝혀온 주요 언론단체는 징벌배상에 대한 조건부 수용 견해를 밝혔다. 징벌배상을 추진하는 여당 측도 조건을 받아들여 법안을 수정 발의하였다. 하지만 이후로 충분한 논의를 거치지 않은 채로 법안 강행처리를 시도하여 많은 반발과 비판에 부딪혔다. 이 논문은 정책 논쟁 지형에 관한 연구를 통해 충분한 공감대를 얻지 못한 언론개혁 시도로는 합의나 실천 사항을 끌어내기에 역부족임을 확인하였다. 언론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가짜뉴스’ 등의 모호한 개념을 명확하게 하는 규범과 관행의 정교화 작업이 앞서야 한다는 함의를 도출할 수 있었다. 담론네트워크 분석은 언론보도에 대한 징벌배상 정책 논쟁 과정의 역동성을 파악하기에 적합했다. 미디어 정책 논쟁 과정을 살펴보기 위해 다른 정책 사안에도 이 방법을 적용하여 연구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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