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주의 논문
이정현, 박소영. (2024). 인공지능 팩트체크와 ‘사실성’의 기술사회적 정의. 한국언론학보, 68(4), 119-157.
이 논문은 인공지능을 활용한 팩트체크 기술이 '사실성'을 어떻게 재구성하는지를 기술사회적 관점에서 분석하고 있습니다. 최근 디지털 미디어 환경에서 허위정보, 오정보, 유해정보의 확산이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면서, 이를 해결하기 위한 자동화된 팩트체크 기술이 발전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기술이 단순히 객관적인 사실을 판별하는 도구로 기능하는 것이 아니라, 사실성 자체를 새롭게 구성하고 있음을 논문은 지적합니다. 논문은 국제팩트체킹네트워크(IFCN)와 미국 랜드연구소의 데이터베이스를 바탕으로 AI 팩트체크 기술을 ▲주장의 탐지, ▲증거 추출 및 검증, ▲정보 확산 패턴 감지 등 세 가지 유형으로 분류하고, 전통적인 저널리즘의 팩트체크 방식과 비교합니다. 이를 통해 AI 기술이 객관적 사실을 자동 검증하는 것이 아니라 특정한 기술적 조건 속에서 사실성을 구성하고 있음을 지적하며, 기술사회적 검토의 필요성을 강조합니다.
<논문초록> 광범위하게 생산되고 빠르게 유통되는 인터넷 상의 오정보, 허위조작정보, 유해정보에 대한 대응책으로서 인공지능 기술을 통해 팩트체크를 자동화하려는 움직임이 지속되고 있다. 하지만 이는 팩트체크 과정 안에서 인공지능이 실행, 배치되는 조건이나 방식을 구체적으로 고찰한 후에 그 안에서 사실성이 협상되고 구성되는 방식을 이해하는 과정이 선행되지 않은 상태에서 기술 중심적인 해결책으로서 인공지능 기술이 제안되는 양상을 보인다. 이에 문제의식을 갖고 이 논문은 팩트체크 ‘기술’로서 인공지능이 ‘사실’을 구성하는 방식을 국내외 인공지능 팩트체크 기술사례를 통해 검토함으로써 인공지능 팩트체크가 구성하는 ‘사실성’이 사실을 더함으로써 사회적 실재를 구성하던 팩트체크 저널리즘과 어떻게 다른지 검토한다. 이를 위해 2023년 10월 기준 국제 팩트체킹 네트워크(International Fact-Checking Network, IFCN)에 의해 인증 받은 세계 팩트체크 인증기관들이 발표한 인공지능 팩트체크 기술과 세계적인 싱크탱크인 미국의 랜드 연구소(Rand Institute)에서 허위조작정보에 대한 대항(fighting disinformation)할 목적으로 구축한 온라인 데이터베이스에서 발표한 인공지능 팩트체크 기술 사례들을 검토하고, 각 기술 사례들의 목적과 ‘팩트 체크’ 근거에 따라 1) 주장의 탐지, 2) 증거 추출과 주장의 진실성 검증, 3) 정보 확산 형태의 탐지와 통제로 유형화했다. 이어서 각 유형이 저널리즘이 구축해 온 ‘사실성’을 어떻게 기술사회적으로 구성하는지 비판적으로 검토했다. 요약하면, 인공지능 팩트체크는 외부세계에 존재하는 ‘객관적 사실’이나 그 요건을 사전적, 기술적으로 규정하고 해당 요건에 맞지 않거나 맞는 것을 걸러내고 대조하는 과정을 자동화 하여 궁극적으로는 기술이 구성할 수 있는 ‘사실의 요건’ 안에서 사실 자체를 재구성한다. 이 연구는 인공지능 기술의 도입 여부나 가능성 자체에 집중하고 있는 지금 상황에서 벗어나 팩트체크의 맥락 안에서 인공지능이 실행, 배치되는 조건과 방식을 구체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음을 강조하고. 팩트체크의 복잡한 과정 중에 인공지능에 의해 자동화되는 것이 무엇인가에 따라 ‘가짜뉴스’가 지칭하는 것은 매우 느슨하게 정의되며 저널리즘에서 강조해 온 사실성 역시 정치적으로 (재)정의될 수 있음을 기술 사례 분석을 통해 드러내고 있다. |